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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내 일을 설명하라.

이진영 2020-05-27 10:55:08 조회수 484



 

내 일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내 일을 설명하라.



인간에게는 메타인지(meta-cognition)이라는 독특한 기능이 있다. 메타인지란 “내 생각을 보는 눈”이라고 정의된다. 

이 독특한 기능 때문에 인간은 “모잠비크에서 9번째로 큰 도시 이름을 아는가?” 

혹은 “세계에서 78번째로 높은 빌딩을 아는가?”와 같은 질문에 ‘모릅니다’라는 대답을 1초 만에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건 꽤 재미있는 능력이다. 

컴퓨터는 자기 시스템에 그런 정보가 있는지 없는지를 대답하기 위해서 시스템 내부를 모두 뒤져야 하기 때문이다. 


왜 인간은 자기 머리를 찾아보지도 않고 모른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친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잠비크라는 나라도 친숙하지 않고 78번째로 큰 빌딩이라는 개념도 낯설다. 

인간은 낯선 것을 만나게 되면 자기 머리를 1%도 찾아보지도 않고 모른다 혹은 못 한다고 대답할 수 있다. 

신기한 능력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주 접해서 친하기만 하고 실제로는 아는 것이나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을 때다. 

이럴 때 메타인지는 우리를 속인다. 알거나 할 수 있다는 오판을 만들어낸다. 

인간 실패의 거의 절반이 자기 메타인지에 속아서라는 말을 심리학자들이 할 정도다.

그렇다면 이러한 친숙함이 주는 판단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지식이 있다. 

첫 번째는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지만 남에게 설명할 수는 없는 지식이다. 

두 번째는 알고 있다는  느낌도 있고 남에게 설명도 할 수 있는 지식이다.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후자만 지식이다. 

전자는 내가 스스로 속고 있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 

자신의 아이디어, 계획, 그리고 전략을 가장 가까운 사람에서부터 말단에 있는 부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들에게 직접 설명을 해봐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어디를 어떻게 모르고 있고 따라서 어떤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가 수년 전 모 방송사와 함께 전국 최상위권 학생들이 평범한 학생들과 무엇이 다른가를 조사해 본 적이 있다. 

지능지수, 부모의 학력 혹은 소득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유일한 차이점이자 그들 내의 공통점은 메타인지가 뛰어나다는 것이었으며 이 메타인지는 설명하기를 통해서만 상승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일과 직장에서도 똑같은 양상이 뛰어난 사람과 평범한 사이에서 관찰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말을 제일 싫어한다. ‘말 안 해도 알지?’ 아니다. 

말을 해야 한다. 그것도 다양한 대상들에게 심지어는 내 일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도 말이다. 

이런 습관을 들여야만 내가 다양한 형태의 표현으로 내 생각을 점검해 볼 수 있다.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김 경 일

[저서]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2015), 지혜의 심리학 (2013)

[연재] 네이버 케스트 “오늘의 심리학”(link), 매일경제 [CEO 심리학]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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